Marshall Vian Summers
on 6월 12, 2008
2008년 06월 12일
미국 콜로라도 보울더에서
마샬 비안 서머즈가
받다
국가가 발전해가고 안정과 안보를 구축해나갈 때, 다른 국가들과 경쟁하는 일에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이롭지 못한 것으로 인정된다. 무력은 파괴적이고 미래 분쟁의 씨앗이 된다. 자원은 선진사회에 지극히 소중하므로 무력 사용은 최후 수단일 뿐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주안점이 설득력으로 바뀌었으며, 소중한 자원과 기반시설을 보전하는 데 설득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 설득력은 지구에 있는 국가들이 이제 겨우 알기 시작한 분야이다.
전쟁은 파괴적이다. 전쟁은 승자나 패자 모두에게 해로우며, 미래 분쟁에 씨앗이 된다. 그 피해는 물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전 국민의 특성이나 성품에까지 미친다. 인류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이런 진실을 알아차릴 만큼 성숙하지도 지혜롭지도 않다.
이런 이유로 큰 공동체에서는 드러내놓고 하는 전쟁, 특히 대규모로 일어나는 전쟁이 지극히 드물며, 특히 기반이 잡힌 선진국 사이에서는 더욱 보기 드물다. 선진국들은 설득력에 역점을 둔다. 큰 공동체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자원 경쟁, 영향력 경쟁, 무역 경쟁, 정권 경쟁, 설득력 경쟁 등 이런 경쟁은 자유국가이든 아니든, 어떤 선진국에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것은 바로 안정과 안보의 중요성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쟁이 치열하여 설득력은 자유국과 비자유국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설득력은 우주에서 힘과 기술의 진화를 나타낸다. 인류는 여전히 무력을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자체 기반시설과 자원을 파괴하지만, 선진국들은 훨씬 더 미묘한 수단을 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수단을 쓸 필요성이 입증되었다.
호전적이고 파괴적인 국가는 큰 공동체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왜냐하면 지구가 위치한 곳처럼 우주의 밀집 주거지역에서 이런 식으로 처신하는 국가는 단합된 저항에 마주칠 것이다.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 말고는 이런 저항을 이겨낼 수 없다. 천 개의 국가가 반대할 때, 한 국가가 어떻게 대항하겠는가? 한 국가가 많은 국가에 무역을 거부당하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다른 국가들을 압도할 만큼 충분히 강해지려면, 자국 행성 밖에도 자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거대한 보급망이 있어야 한다.
선진국이 거의 없고 긴 세월에 걸쳐 무역이 확고히 자리잡지 않은 우주 미개발 지역에서는 한 국가가 이런 식으로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 국가도 집단적인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우주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곳에 많은 항성계를 지배하는 제국이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그 제국이 닿을 수 있는 영역 안에 정복할 만한 국가가 하나도 없다면, 그 제국은 외부로부터 자원을 공급받을 수 없어 결국 자신의 한정된 자원에만 의존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삶의 현실이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청소년의 열정과 호전성에서 훨씬 더 성숙하고 안정된 상태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처럼 성숙하고 안정된 상태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인식능력과 설득능력이 무엇보다 더 중요해진다. 이제는 이런 능력이 경쟁국들과 싸우는 방식이 되며, 문제와 어려움을 다루는 방식이 된다.
그래서 설득하고 인식하는 이런 능력이 관심의 초점이 된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을 아는 일, 그들의 활동을 감지하는 일, 그들의 비밀이나 기술 개발을 알아내려고 시도하는 일, 그들의 의도나 통신 내용, 외교술을 분별하는 일 등, 이런 것들이 이제는 대단히 중요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국가가 “보는 자”라고 불리는 특별한 시민계급을 길러왔다. 그들은 영적으로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정신 환경에서 대단한 능력이 있다. 그들의 역할은 보고 분별하고 해석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무역거래에서 주고받는 문서나 대화는 매우 명확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함축된 것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판별해야 하고,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대대적으로 드러내 놓고 거짓말을 하고 속임수를 쓰는 일은 드물지만, 교묘한 조작은 항상 존재한다.
국가들은 타국의 의도와 능력뿐만 아니라, 비밀이나 숨은 의도, 장기적 계획 등도 알아내고 싶어 한다. 지구에서 사는 당신도 이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지구에 있는 국가들도 서로에게 하는 일이다. 친분 관계가 두터운 국가들조차 상대국이 하려는 일이나 상대국의 강점과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 항상 지켜보고 있다. 지구에서도 대립하는 국가들 사이에 이런 일은 분명히 일어난다. 큰 공동체에서의 차이점은 기량의 수준이 다르며, 분별력과 설득력이 훨씬 더 뛰어나다. 지구 국가들은 전문성을 띤 보는 자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보는 자에는 예지자와 탐지자가 있다. 탐지자는 보는 자 안에서도 매우 특별한 이들로 한 국가 안의 시설물 위치나 특정 지역, 특정 활동 등을 정확히 찾아내는 일에만 전적으로 집중한다. 이것은 범죄와의 싸움을 위해 매우 높은 수준까지 개발되었다. 그래서 반란 사건을 처리하고, 많은 국가에서 골칫거리인 불법마약 문제를 처리한다.
탐지자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다른 나라에 비밀 시설물이 있어 그런 시설이 실제로 존재하거나 충분히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 즉시 탐지자에게 그 정확한 위치를 알아보게 한다. 오랜 기간 서로 화목하게 지낸 국가 사이가 아니라면, 타국 방문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으므로, 탐지자의 기능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해진다. 그들의 기능은 전문화된 재능이다.
보는 자는 협상에 입회하거나 계약을 검토하는 일, 외교 활동의 입회인, 회의에 참관하는 일 등을 한다. 또한 말할 것도 없이 법정에서 증거나 진술의 진위를 가릴 때도 그들의 재능이 쓰인다. 자유가 없는 선진국들조차 기술의 한계를 인식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정신 환경의 힘, 즉 생각에 영향을 주고 생각을 분별하는 힘이 기술능력의 범위를 뛰어넘어, 힘과 영향력에 새로운 장을 펼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임박한 위협은 없는지, 혹은 자국에 도전이나 어려움이 될 만한 변화는 없는지 지켜보기 위해 국가들은 방어선에 보는 자들을 고용하여 배치한다. 보는 자는 당신이 알고 있는 분석가와는 다르다. 그들은 알아야 할 사실을 정확하게 알아차리기 위해 분석가들처럼 이성이나 과학기술, 사고 패턴을 이용하지 않는다. 보는 자는 분석가가 결코 사용할 수 없는 힘과 영향력을 사용한다.
전문적인 통역사로서 일하는 보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다른 종족의 언어를 통역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족의 의도와 정직성, 성명서의 진실성, 강점과 약점, 관심사나 우려와 불안 등을 통역하는 일을 하며 외교적인 임무를 띠고 여행한다. 이런 통역은 자국 종족과 전혀 다른 종족들과 신뢰를 구축하는 데 지극히 중요하다.
장기간에 걸쳐 신뢰를 구축한 동맹국들조차 여전히 서로 항상 감시하고 있다. 이 감시는 밑바탕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국가들이 자신의 무역 상대국에 끼친 영향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무역 상대국이 외세에 유혹당하거나 힘을 잃고 있지는 않은가? 무역 상대국이 자국 내에서 사회적 화합이 잘 되고 있는가, 아니면 반란이 일어날 움직임이 있는가? 반란의 기미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많은 국가가 통제하며 매우 획일적이지만, 분쟁과 저항은 여전히 존재하며 혁명 또한 당연히 일어난다.
인류는 오로지 인류끼리만 상대하며 진화해 왔다. 인류는 결코 다른 지적 생명체, 특히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 환경에서도 큰 힘과 능력을 지닌 지적 생명체를 상대해본 적이 없다. 이 점에서 인류는 여전히 원시 종족이다. 인류는 정신 환경의 힘이 미치는 영향력을 이제 겨우 알아차리기 시작했으며, 과학기술의 잠재성에 건설적인 면과 파괴적인 면이 모두 있음을 이제 겨우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신 환경의 깊은 영역은 이제 겨우 발견되기 시작했으며, 지구 국가의 지도자들 사이에서만 가치를 두기 시작했다.
인류는 큰 공동체 외계 세력들을 상대하는 훈련을 받지 않아, 모습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종족들의 특질과 의도를 알아내는 데 필요한 분별력을 아직 기르지 못했다. 생각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우선 사항도 다르고, 전통도 다르고, 사회구조도 다르고, 역사도 다르고, 체험의 원천도 다른 종족들, 인류는 아직 그와 같은 종족들의 의도를 분별하는 힘을 기르지 못했다. 우주에서 힘은 정신 환경에서의 힘이라는 것을 인류는 아직 배우지 못했다. 인류는 여전히 우주에서 제국들이 서로 정복하고 무찌르는 것을 힘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우주를 바라본 것이다.
국가들이 상대국을 정복하거나 서로 더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비밀·속임수·분별력·영리함·설득력 등이다. 상대국 내부 분열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 상대국의 신화·환상·종교를 이용하는 것, 또 상대국의 의도·비밀·능력·장애 등을 알아내는 것, 이런 것들이 상대국에 영향을 주고 우위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힘을 나타낸다.
많은 국가가 보는 자를 고용한다. 보는 자에게는 통역사나 탐지자의 일을 하는 매우 특별한 기능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방위 목적의 일, 사업 계약을 맺는 일, 자국 내의 문제나 소요 가능성을 감시하는 일 등을 한다. 자유국에도 역시 보는 자들이 있다. 자유국의 보는 자들도 같은 목적으로 일하지만, 그들은 내면의 앎에 인도받음으로써 비자유국의 보는 자들보다 더 강력하고 더 깊이 꿰뚫어볼 수 있다. 이것이 자유국들에 힘을 주며, 외국의 경계와 감시를 피해, 드러내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이점을 준다.
궁극적으로 우주에서 가장 강한 종족들은 전혀 드러내지 않고 지낸다. 혹시 무역해야 할 경우가 생기면, 극비리에 하며, 보통은 자국을 지원하며 자국의 대리 역할을 하는 다른 국가가 대신한다. 만약 한 국가가 정신 환경에서 큰 힘을 얻으면, 다른 국가들이 그 힘을 탐낼 것이다. 한 국가에서 얻은 기량은 다른 국가들이 탐낼 것이다. 그래서 그 국가를 유혹하거나, 아니면 부나 영예, 높은 사회적 지위 등을 약속하며 그 능력의 통제권을 얻기 위해 유혹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그 국가를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정신 환경에서 가장 강력한 힘의 표현은 앎에 인도받으며, 이처럼 인도받은 힘은 그 의도가 전적으로 윤리적이고 완벽하게 평화적이다. 이런 힘을 가진 사람들은 돌아서거나 유혹당할 수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드러내지 않은 채로 지내야 한다. 이것이 우주의 삶에서 큰 딜레마 중 하나이다. 이것은 지구에서도 사실이다. 지구에서도 가장 강한 사람, 최고의 기량을 갖춘 사람은 드러내지 않은 채로 지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쉽게 정치 세력이나 상업 세력, 종교단체에 이용될 것이다. 그들은 비윤리적이고 파괴적인 일들을 해내는 데 도구로 이용될 것이다. 이것은 마치 물질적 부를 엄청나게 소유한 사람이 그 부를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기가 매우 어려운 것과 같다. 당신이 겉모습을 가난하게 꾸미더라도 당신의 물질적 부는 항상 흔적을 남길 것이다.
그러므로 엄청난 물질적 부와 자원을 가진 국가가 외세의 개입과 설득에서 자유롭게 남아 있기를 바란다면, 자신의 부를 극비에 부쳐야 하며, 결코 내보여서는 안 된다. 물론 그 국가가 무역국들에 둘러싸여 있거나, 모두가 항상 부와 이익을 추구하는 무역활동에 그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면, 이렇게 숨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바로 이 때문에 자유사회가 따로 떨어져 신중히 지내야 하며, 무역을 해야 한다면 극히 최소한으로 줄여 참여해야 한다.
사회질서가 잡힌 우주 밀집 주거지역 밖에 위치한 국가는 자신의 처지를 숨긴 채로 유지하기가 더욱 어렵다. 왜냐하면 다른 국가들이 제약받지 않고 개입할 수 있고 침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질서가 철저히 유지되는 고도로 개발된 우주 지역 중심부에 살면 제약이 필요하다. 외부 침략이 금지되어 있으면, 그곳에 속한 국가들은 해당 우주 지역의 접촉 규칙에 따라 외국 감시를 최소로 받으면서 독자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조차 기술사회의 보는 자들은 자유사회의 힘과 능력을 알아내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그 감시는 자유사회의 보는 자들이 상쇄해야 한다. 이것이 다른 수준에서의 경쟁이고, 다른 수준에서의 설득이다. 이것이 우주에서 지식과 부를 많이 가질 때 생기는 본질적인 문제이다.
어떻게 해서 한 국가가 지식과 부를 많이 가지고서도 여전히 자유 종족으로 남을 수 있을까?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이고, 삶의 딜레마이다. 모든 딜레마에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며, 모든 질문에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지구 밖의 경쟁적 환경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으므로 이런 종류의 질문을 다루면서 진화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인류는 결국 이런 문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 아니, 지금 당장에라도 다루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구는 지금 경제 집단들의 개입, 즉 인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윤리를 가지고 있고 오로지 자기 이익만을 도모하는 이들의 개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다루는 것이 좀 더 성숙한 수준에서 삶을 다루는 것이며,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결국 이 문제는 우주 모든 종족이 직면해야 하는 것이며, 현재 인류 운명의 한 부분이다.
이제 설득력의 중요성은 당신에게 분명해졌지만, 기질이나 지적 능력·성향이 인류와는 너무도 다른 종족들을 다룰 때, 설득력은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같은 인류끼리 설득하는 것과 다른 종족을 설득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이다. 당신의 논리와 사고는 그들에게 전혀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그들에게 합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지극히 제한적일지도 모른다. 인류에게 가치 있는 것과 그들에게 가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를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독특한 전통이나 신념이 있을지도 모르며, 그들 역사와 상황에서만 볼 수 있는 매우 독특한 불안요소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것을 이해하고 파악하여 설명할 수 있고 여기에서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으려면, 인류가 지금까지 발휘한 외교술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설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고도의 기술과 대단한 힘을 가졌다는 점만 빼고 나머지는 돌고래와 같은 지적 생명체와 당신이 협상하려고 한다고 한 번 상상해보라. 당신이 무역하기 위해, 또 무역규칙이나 접촉 규칙을 만들기 위해 협상을 원하고, 안보 목적으로 상호 필요한 것을 구축하기 위해 협상을 원할 때,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은 그런 지적 존재를 과연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지, 또 그들을 설득하려면 어떤 약점을 건드려야 하는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바로 이런 이유로 협상하고 소통하는 일에 그처럼 대단한 기량이 필요한 것이다.
국제무역이나 국제관계 문제, 범죄 문제, 위험 물질이나 마약 거래 같은 불법무역 문제를 다루기 위한 무역 협의회에 많은 국가가 참석하면, 상황이 매우 복잡해진다. 긴 세월에 걸쳐 확립된 무역 공용어를 사용하여 각기 다른 오십여 국가가 서로에게 말한다고 상상해보라. 거기에는 그들 각자의 통역사가 있고, 보는 자가 있다. 모두가 서로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려 한다. 어떤 사람은 언어를 사용하고, 어떤 사람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겠지만, 그들 모두 문자 언어와 상징은 이해한다. 정해진 무역어가 얼마나 넓은 지역까지 쓰이든, 아무튼 그들 모두는 그 무역어를 이해한다. 여기서 어떻게 합의를 이끌어 내겠는가? 그래서 협상이 매우 길어지고 복잡해진다. 비록 이런 어려움이 있기는 했어도, 정교함과 시간을 통해 해내는 길을 찾았다.
의사소통이 있으면, 거기에는 설득이 있다. 설득에는 매우 정교한 기량이 필요하다. 어느 나라든 상대국도 자국과 같은 관점으로 보기를 바라며, 자국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상대국도 소중히 여기기를 바란다. 또한 자국에 맞고 자국이 선호하는 조건으로 상대국이 합의해주기를 바란다. 누구나 상대국이 어떤 것은 하고 어떤 것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누구나 합의안을 도출해내기를 바라고 협의회를 구성하기를 바란다.
여기에는 설득이 필요하다. 이 설득을 잘 하려면, 자신의 논리를 잘 펴내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이해력과 기량을 아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의 특질과 성향, 상대의 강점과 약점까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 설득은 전적으로 이로운 목적으로 쓰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지극히 이기적인 목적, 즉 한 국가의 이익만을 위한 목적으로도 쓰일 수 있다.
그래서 지구가 위치한 곳처럼 장기간에 걸쳐 무역이 자리잡은 밀집 주거지역은 혁신이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 일단 관례나 제도가 정착되어 유지되면,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관례나 제도가 안정적이고 참여자 대다수에게 이로운 것으로 입증되면, 그것을 바꾸기는 매우 어려우며, 권장하거나 도입할 만한 혁신안이나 개선안은 크게 저항받을 수 있다. 심지어 필요한 변화나 이로운 변화조차 크게 저항받을 수 있다. 국가나 개인이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합의점을 찾기는 더욱더 어려워진다. 다국적 조직망이나 대규모 무역연합이 어떤 외부 세력에 분명히 위협받고 있을 때만 가능할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변화를 가져오기는 매우 어려우며, 심지어 방법의 개선안 혹은 무역규칙이나 실행규칙 등의 개선안을 마련하는 일조차 매우 어렵다.
당신은 지금 사회구조가 지구와는 매우 다른 국가들을 상대하고 있다. 어떤 사회구조는 당신에게 정말 끔찍스럽게 보일 것이다.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 다른 존재들과 어떻게 소통하겠는가? 그들을 변화시켜 보려고 할 것인가? 그들을 개선해보고 싶은가? 아니면, 그들에게 다른 방안을 권장해보고 싶은가? 그들이 이런 것에 마음을 열겠는가? 그들이 이런 것을 기꺼이 고려해보겠는가, 아니면 당신의 권고를 모욕으로 여기겠는가? 당신은 어떻게 신뢰를 유지하겠는가? 또 다른 국가들이 위협받지 않는 방식으로 변화의 가능성을 어떻게 내놓겠는가? 이때 외교 수완이 매우 뛰어나야 한다.
지구가 위치한 지역에 부적절하거나 파괴적으로 행동하는 국가가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혹은 이 지역 큰 공동체에 바람직하지 않거나 위협으로 간주되는 영향을 주는 국가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내부 혼란이나 심지어 혁명을 겪고 있는 국가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겠는가? 거기에 관여하겠는가, 편을 들어주겠는가? 아니면, 무슨 충고라도 해주겠는가? 모반 세력을 높이 평가하겠는가, 아니면 혁명은 값진 것으로 생각하겠는가?
당신 눈에 끔찍스러운 방식으로 자국민을 극단적으로 탄압하는 국가를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은 계속 관계를 맺고 무역을 하겠는가? 아니면, 영향력을 행사해보려 하겠는가?
혹여 어떤 국가가 인류에게 절실히 필요한 부나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과 교역하도록 그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며, 당신이 반대급부로 제공하는 것이 값진 것이라고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물론 훨씬 더 많은 예가 있지만, 몇 개밖에 안 되는 이런 예만 보더라도, 당신은 이런 일과 관련된 복잡성과 어려움을 조금씩 알 수 있다. 그리고 협상이 왜 그렇게 더디고 오래 끌 수 있는지, 또 상업이나 상호방위로 연결된 국가들의 사고 변화나 운용 변화를 꾀하는 일이 왜 그처럼 어려워질 수 있는지를 조금씩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외교 관계에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보는 자들을 쓴다. 보는 자들을 때로는 공개적으로 쓰기도 하지만, 때로는 보는 자들이 참석하는 것을 불신행위로 간주한다. 결정을 내리는 큰 회의에서는 보는 자들의 입장이 대부분 허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보는 자를 대동하는 것은 불신행위나 불신의 증거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하에서 특정 국가의 부당 행위가 용인되고, 어떤 국가들에 대한 억압이 묵인된다. 왜냐하면 그 국가들이 무역과 안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매우 불완전하며, 제대로 보지 못해 빠뜨린 실수가 많다.
이것이 자유국들이 이런 대규모 경제적 참여에서 떨어져 있으려고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하지만 자유국들조차 외교 관계는 최고로 중요한 일이고, 보는 자를 쓰는 것도 최고로 중요한 일이며, 숙련된 통역사를 쓰는 것도 최고로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제자리를 지킬 수 있고, 자국에 해당된 자치 구역을 설정할 수 있으며, 불법 침입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자국뿐만 아니라 자기 지역 전체를 위해 포괄적인 안보를 제공할 수 있고, 매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미생물 오염을 다룰 수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 꼭 필요한 무역을 할 수 있고, 국민에게 최신 의약품을 구입해줄 수 있으며, 식량 생산을 위한 최신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이 모두가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자치권을 얻는 일에 매우 성공적인 자유국들조차 그들 스스로는 해결할 수 없는 필요한 것들이 여전히 있다. 이때 어떻게 무역이 이루어져야 하겠는가? 누가 무역 상대국으로 믿을 만한가? 자국 환경이 상대국 영향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무역에 참여할 것인가? 자국의 생활양식이 완전히 다르거나 주위 다른 국가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살고 있다면, 자국 환경에 그들이 있는 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어떻게 해서 유익한 인상을 보여줄 것인가? 어떻게 해야 자국이 비자유국에 위협 국가로 보이지 않겠는가?
이런 어려움 때문에 정신 환경의 힘이 중요해지며, 여기에 역점을 두게 된다. 정신 환경은 생각과 영향력의 환경이다. 정신 환경으로 들어가면, 다른 사람에게 당신 생각을 보낼 뿐만 아니라 상념체를 만들기도 한다. 상념체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직화된 강력한 생각 덩어리다. 상념체는 진짜 물체는 아니지만, 물체와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정신 환경에서는 보는 자의 침투를 막으려면, 방어막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반대되는 힘을 가지고 보는 자의 침투를 방해해야 한다. 서로 상대 국가에 해당하는 보는 자들끼리는 서로 상대방의 움직임과 분별력을 상쇄시키기 위해 말 그대로 전투를 하고 있다. 당신 국가에 흥미를 끌 만한 힘이나 잠재력을 가진 비밀 설비가 있다고 어떤 국가가 생각하면, 당신은 그런 설비가 없다는 반대 생각을 만들어내야 한다. 만약 그 국가가 실제로 당신 국가에 있는 어떤 것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려고 하면, 당신은 그것이 다른 곳에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
이것은 다른 수준에서의 교전이며, 보는 자가 져야 하는 부담이자 책임의 일부이다. 보는 자는 정신 환경에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타국의 보는 자들이 침투하는 것도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는 자는 또한 자국의 비밀을 지킬 뿐만 아니라 자국을 감시하는 다른 종족들에게 정확하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와 인상을 보여주어야 하므로 이미지와 인상도 투사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 간의 여행이 매우 제한되어 있으므로 타국을 들여다보는 능력은 매우 중요해진다. 당신은 타국 행성에서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없으므로 그 행성을 들여다보는 능력은 매우 중요해진다.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당신이 그들 행성을 보는 것을 방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진다. 이것은 특히 자결권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싶은 국가에 중요한 일이다. 만약 당신 국가가 단순히 다른 세력의 의존국에 불과하다면, 자결권의 범위가 극도로 제한받을 것이므로 아무런 비밀도 없지만, 선택권도 없다.
이것은 적응해야 하고 기량을 길러야 하는 문제이다. 청소년기에서 성인으로 성장할 때 성숙된 환경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려면, 분별력과 신중함이 있어야 하고 기량을 계발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청소년처럼 행동하면, 다른 이들이 당신을 존중하지 않고 이용하려 들 것이며, 그로 말미암아 생긴 많은 결과로 당신은 고통받을 것이고 사회에서 거의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당신에게 무역의 기회를 제공하는 세력들과 종족들이 당신의 지역 외부에서 들어옴으로써 생긴다. 당신은 그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들은 누구인가? 당신이 정상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범위 밖에 그들의 고향 행성이 있다면, 당신은 그들에 대해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 그들을 당신의 무역망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좋은가? 그들이 정말 이로운가, 아니면 해로운가? 그들이 미생물 오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가? 그들의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이며, 의도는 무엇인가? 그들이 전혀 다른 지역에서 조직화된 국가들이라면, 그 조직은 어떤 것인가? 당신 국가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 거기에는 어떤 영향력이 있고, 어떤 힘이 있는가? 정신 환경에서 그들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가? 기타 등등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이 많으며, 이런 문제 때문에 상황이 복잡해진다.
기술 격차는 있다 하더라도, 그 간극은 최대한 빠르게 좁혀진다. 그래서 국가들이 공유나 복제를 원치 않는 비밀 기량과 비밀 능력 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지역 내에서는 보통 기술 격차가 별로 없다.
과학기술은 구입할 수 있고, 복제할 수 있으며, 훔칠 수 있다. 과학기술은 이런 모든 수단을 통해 얻는다. 그래서 한 지역 내에서 한 국가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 오래지 않아 모두가 그 기술을 갖게 된다. 과학기술의 비밀은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기술의 비밀을 완전히 유지하려면, 현실적으로 그 기술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기술을 쓰고 나면, 그 기술은 곧장 다른 국가들에도 알려져 그들과의 협상이나 관계에서 잠재적인 이점을 잃게 된다.
그래서 어떤 국가도 절대 권력이 없다. 왜냐하면 어떤 국가도 그런 권력을 장기간 계속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절대 권력을 가진 국가는 내부 분열이나 내부 반란, 자원습득 문제 등으로 분열되었고, 그 국가의 기량과 힘은 파악되고 복제되었으며, 과학기술은 도난당했다. 안정과 안보를 얻기 위해 대부분 국가는 다른 국가에 없는 어떤 과학기술을 개발하면, 그 기술을 공유하거나 판매할 것이다. 기술의 비밀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 시도를 하게 되면, 타국이 의심과 불신을 하게 되고, 자세히 알아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과 더불어 타국의 내부 문제, 즉 사회 구조, 사회 문제, 지도자들이 겪는 어려움 등에도 강한 흥미를 느낀다. 유언비어를 만들어 퍼뜨리며, 추측이 난무한다. 타국의 기이한 특성이나 사회적 문제, 정치적 부패 등에 대단히 흥미를 가진다. 이런 일은 자국의 일체감과 우월감을 높이려고 하며, 어떤 점에서는 지적 생명체가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성은 호기심을 낳으므로 이것이 집단양육의 어려움 중 하나이다. 양육된 이들이 그들 주위에서 보이는 것들에 호기심과 흥미를 보이고 자극받고 감질내는 것을 어떻게 막겠는가?
지성은 호기심을 낳는다. 지성은 또한 사람들이 영향과 자극을 상당한 수준까지 받게 한다. 국가들은 서로 상대 국가들의 특이성·어려움·부패·갈등·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정치적 관점에서만 관심을 갖거나 정부 부처에서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다. 남의 문제에 끼어들기를 좋아하거나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갖는다.
그러므로 당연히 유언비어가 많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대중이 볼 수 있도록 발간된다. 큰 국가들은 독립 시민이 있다 하더라도, 고도로 통제된 대규모 대중매체 망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언비어는 생기고, 심지어 진짜 비밀까지 드러나며, 대중의 감시를 피하기는 매우 어렵다. 자유국들은 국민이 알 수 없는 비밀이 극히 적다. 그래서 추측할 일이 적고, 지혜로 통합을 이루며, 안보와 안녕을 위한 공동 관심사로 일치단결한다. 비자유국에서 중요시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인류는 정신 환경에서의 힘과 설득이 지배하는 그런 환경으로 지금 진입하고 있다. 그래서 인류가 지극히 신중해야 하며,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우주로 방송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결국에 가서는 뛰어난 보는 자, 뛰어난 탐지자, 뛰어난 통역사를 길러야 한다. 그래서 이들이 내부 문제도 다루고, 큰 공동체에서 작용하는 엄청난 도전도 다루어야 한다.